- 제 184호 -
방송언어와 올바른 표현
늦깍이 학생들이 영광의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X)
늦깎이 학생들이 영광의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O)
'늦깍이'는 틀린 표현이고 '늦깎이' 가 바른 표현입니다.
해설
'늦깎이'는 '늦다'와 '깎다'가 합쳐져 '늦깎다'가 된 후
다시 의존 명사'이'가 붙어 이루어진 합성어입니다.
<늦다+깎다+이--->늦깎이>
'머리나 털 따위를 잘라 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말은 '깍다'가 아니라 '깎다'입니다.
'깍다'가 아니라 '깎다'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어간 뒤에 모음어미를 붙여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깎다'는 규칙적으로 활용을 하는 규칙 용언입니다.
규칙 용언은 받침 있는 어간 뒤에 어미를 붙였을 때 어간의 받침이 그대로 모음의
첫소리로 연음되어 발음됩니다.
예) 웃+어--->우서 솟+아--->솟아 깎+아--->까까 깍+아--->까가(?)
즉 규칙 용언 '깎다'는 어간 뒤에 모음 어미를 붙였을 때 '까가'라고 발음되지 않고
'까까'라고 발음됩니다.
만약 '깍다'가 기본형이라면 '까가'라고 발음되어야 합니다.
이것으로 볼 때 '깎다'는 '깍다'가 아니라 '깎다'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형태소 분석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늦깎이'는 말 그대로 '늦게 머리를 깎은 사람'
즉, '늦은 나이에 중이 된 사람'을 지칭하던 말이었습니다.
요즈음은 의미가 확대되어 '사리를 남보다 늦게 깨달은 사람, 또는 채소나 과실 등이
늦게 익은 것'을 가리킬 때도 사용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털이나 머리 따위를 잘라 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깎다'에 그 유래가 있으므로
'늦깎이'를 '늦깍이'로 쓰면 안 되겠죠.
반면,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발레 악극은 ‘호두까기 인형’입니다.
호두(먹는 호두, 견과류)를 까는 기구에 옷을 입힌 인형을 의미합니다.
‘정(正)말로(路)는 바른 말로 가는 길 이라는 의미로
OBS 아나운서 팀에서 정한 우리말 연재 게시물의 제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