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기
43회 - "가을, 낭만에 대하여 " - 포천시 관인면
공간다큐 만남
2022-11-04
조회수 :401

가을, 낭만에 대하여

-포천시 관인면-

 

2022. 11. 6 () 저녁 630, 본방송!

 

연출 김경태 글구성 황정현




----------------------------------------------------------------------------------------------------------


 

동네의 새로운 발견이자 특정 공간 속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공간다큐 만남>

 

그 마흔세 번째 이야기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오래된 시간이 머무르는 곳.

그래서 발길도 마음도 머무르는 곳.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여전히 낭만 어린 골목길을 가꾸고 있는 곳.

그 옛날 날리던 가게들의 이름을 다시 찾아주고

아기자기한 아트 간판이 반갑게 맞아주는 곳.

골목길 구석구석 거닐고 싶어지는 어여쁜 마을, ‘관인면사람들의 이야기다.

 

 

어진 사람들의 넉넉한 땅

다른 경기 지역보다 유난히 찬 기운이 빨리 찾아오는 곳.

38선도 한참 지난 북쪽에 자리한 관인면은 철원군 동송읍과 더불어 일명 철원평야로

불려온 기름진 땅이다.

너무도 풍요로운 곳이기에 한국전쟁 때는 관인을 두고 남북이 치열한 격전을 펼쳤던 곳이기도 한데 사실 관인은 본래 치열함과는 거리가 먼 평화롭고도 어진 이들이 모여

들었던 땅이었다. 과거 태봉국 시대 궁예의 폭정을 견디지 못한 관료들이 나와 모여 살았다 하여 벼슬 자 어질 자의 관인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

그렇게 어진 이들이 평화롭게 살아온 곳이지만 이곳 관인만큼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낸 곳은 또 없을 것이다.


 

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관인을 일으킨 것은 2달러의 기적과 실향민들이었기 때문. 재건 당시 미 40사단 장병들이 2달러씩 내서 학교를 짓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그 인연으로 현재까지도 관인 중고등학교의 졸업식에 전우회 장병들과 그 자제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런 인연은 흥미로운 마을 모습에서도 드러나는데 관인면의 중심인 관인면사무소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조성된 거리는 미 40사단 로고인 썬버스트와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다.


 

이장님의 이름 찾기

30여 년 전, 거주 인구가 12~3천 명이 될 만큼 관인면도 호황을 누렸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농 현상과 아이 적게 낳기 운동 등으로 인해 급격한 인구 감소가

시작됐다는 조춘희 이장. 많은 젊은이가 도시로 떠났어도 그는 관인이 좋아 관인에서 살아오고 있다. 사실 그는 무려 12대에 걸쳐 살아온 관인의 진짜 토박이다.

자동차 정비기술을 지닌 자동차 공업소의 사장님이자 관인면 초과 1리의 이장이며 무엇보다 마을에 관한 일이라면 어디든 발 벗고 나서는 관인의 마당발인데 

이런 조춘희 이장이 자동차 수리라는 본업 외에 요즘 매진하고 있는 일이 있다.


 

정비소 한쪽에서는 작업대를 마련하고 붓글씨 삼매경에 빠진 조춘희 이장. 그가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가는 것은 하나같이 가게 이름들. 그것은 그냥 가게가 아니라 관인면에 사람들이 모이고 관인시장이 활성화됐을 때 이름을 날리던 가게들이었다.


30~40년에 걸쳐 관인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이름들. 그러나 마을의 쇠퇴로 어느덧

간판이 내려지고 잊히게 된 이름들인 것. 그래서 이젠 희미한 기억 저편에만 남게 된 가게들의 이름을 되찾아 주는 것은 신기한 대장간도 국밥과 막걸리 가게도 있고

만병통치약을 팔던 추억의 약장수도 찾아오던 그 시절 관인을 추억할 수 있게 해주는

그래서 열정과 희망으로 반짝이던 전성시대를 기억하게 해주는 일인 것.

제일가는 성실함에 대한 자부심이었고 아무리 고되어도 불같이 일어나길 바라는 다짐이자 희망이었던 정다운 이름들. 그 이름들을 다시 불러주었을 때 추억은 꽃이

되어 피어나고 있다.

 

  

아주 오래된 관인의 손맛

이렇게 관인의 이야기가 그려진 간판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곳. 관인면에서 가장 오래된 밥집, 더 정확히 얘기하면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손맛 보유자가 있는 곳이다

무려 1966년에 경기도 1호로 조리사 자격증을 따낸 황연실 씨.

    

피난 후 관인에 자리 잡고 어려운 살림에 그래도 아이들 밥은 챙겨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시작한 밥장사. 60여 년 전의 일이었지만 여전히 조리사 자격증을 따냈을 때의 일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렇게 탄생해 오래도록 같은 자리에 걸려 있는 빛바랜 자격증. 가족들을 건사하기 위해 손도 눈치도 빠르고 억척스러웠던 또순이, 젊은 새댁의 시간이 여전히 관인의 그 오래된 밥집에는 변함없이 걸려 있다.



언제나 활짝, 우리 동네 사랑방

각박한 삶 속에서 몹시 지친 날이면 조용히 찾아가 몸도 마음도 누이고 싶은 곳관인 마을에는 바로 그런 사랑방이 있다. 언제든 찾아도 언제나 반겨주는 곳, 바로 관인의 우리 동네 사랑방

사랑방의 주인장인 이옥순 어르신과 사랑방의 분위기를 돋아주는 박승옥 어르신을 비롯해 관인의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관인의 사랑방.

이곳은 누구든지 밥때가 되면 더 반갑게 맞아준다.

 

온갖 재료 다 내서 끓인 잔치국수에 직접 담은 무김치까지 한 상 차려 주는 넉넉한 인심의 사랑방 주인장결혼할 때 시중드는 사람까지 함께 올 만큼 넉넉한 집의 딸이었다는 이옥순 어르신은 중매쟁이의 성화로 17살에 시집와서 평생을 관인에서 살아왔다남편도 떠나고 이제는 이웃에서 친구가 된 마을의 어르신들과 함께 서로 회한도 속내도 나누고, 웃음도 함께 나누며 관인 사랑방을 지켜가고 있다.

좋은 구경 많이 했냐며 다정하게 묻는 어르신을 만날 수 있는 곳. 언제든 찾아가고픈 관인 사랑방. 그곳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사라지는 낭만에 대하여

파란 하늘과 예쁘게 어우러진 샛노란 외벽. 이곳은 특제 옛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옛날식 다방이다어디론가 안내하는 오래된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공간이 열린다. 시간이 비켜 흘러간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관인의 전성시대에 머물러 있다.

관인 시장이 거리 끝까지 이어지고 사람들로 넘쳐나던 시절, 이곳 다방도 손님들로 가득 찼었다. 고급스러운 소파는 빈자리가 생길 틈 없었고 심지어 마을에 결혼식이라도 열리면 합석까지 해야 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

1988년부터 이곳 관인에서 다방을 운영해온 김순자 씨는 그 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매일 5시 반에 문을 열면 모닝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디 커피뿐인가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단골손님들은 달걀부침에 토스트까지 구워 먹었다.

지금과는 달리 찐득하게 끓여 낸 차에 대추 넣고 계란 노른자 탁 얹어 나오던 추억의 쌍화차그렇게 관인의 그 오래된 다방의 문을 열면 쌍화차 향기가 가득했던 짙은 낭만의 그 시절과 마주한다. 이젠 옛날의 향수가 사라지고 머지않아 옛날식 다방도 사라질 것이라는 김순자 씨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맴돈다. 더 많은 것들이 사라지면 우리는 어디에서 낭만을 기억해야 할까?

그리운 봄날의 맛

그렇게 저편으로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들고 살려내기 위해 열정을 쏟는 이들도 있다. 언제나 따뜻한 봄 햇살처럼 맞아준다는 이곳 사람들을 위해 푸짐하게 내어지는 것은 바로 이북식 만둣국육수로 끓여 낸 뽀얀 국물에 고기 반 김치 반 큼직한 만두 가득 넣은 만둣국. 거기에 만두만큼이나 속이 꽉 찬 김밥까지 곁들여 주면 환상의 짝꿍이 탄생한다.


이렇게 만두 속도 이곳을 찾는 이의 속도 알차게 채워주는 손맛의 주인. 순식간에 피를 밀고 소를 올려 빚어내는 김옥남 씨그녀의 솜씨는 사실 겨울이 오면 가족들 모두 달라붙어 3일을 빚어 만들어 낸 만두를 이웃과 나누어 만두 잔치를 으레 치르던 손 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시작된 것이었다. 북쪽이 고향이었던 아버지는 여름이면 나이 든 호박을 절여서 빚는 호박 만두를 참 좋아하셨고 어머니는 늘 만두를 예쁘게 정성스레 빚으라고 가르쳤었다. 그렇게 추억과 그리움으로 빚어낸 특별한 만두는 관인에서 바로 다리 건너 있는 강원도에서 찾아오는 열혈 팬들도 만들었다.

나의 사랑 나의 자랑, 관인 마을

관인의 보물 같은 공간, 에코 뮤지엄에 관인 사람들이 모인다바로 마을을 곱게 꾸미기 위한 색채 작업 때문.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마을이 쇠퇴해 가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지닌 관인 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벽화 사업, 아트 간판, 조명 사업 등의 문화재생사업 활동들을 펼치며 다시 희망의 불을 켜고 있다.

관인 시네마 천국

부드러운 가을밤 공기가 관인을 감싸면 마을에는 특별한 낭만의 시간이 열린다.

이제 영화관이라고는 거의 갈 일이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열린 작은 시네마천국.

아련한 그 시절로 데려다주는 추억의 영화에 어느새 푹 빠져든 관인 사람들.

모두를 벅찬 그리움을 데려주는 가을밤의 풍경은 또 하나의 영화가 된다.


언제나 그 자리에

관인의 골목 어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매일같이 문을 열고 사람들을 맞이해 온 관인의 이발사가 있다. 부쩍 찬 기운이 강해진 가을 아침, 엄승구 이발사는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발길을 난로를 놓을 채비를 마친다. 엄 이발사 덕분에 이제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함석 연통을 잇고 설치하는 요령까지 제대로 배우게 되는데.

그는 전쟁과 함께 태어나고 전쟁 속에서 살아남아 전쟁 같은 시절을 견디어 왔다. 피난 가서 삼형제 먹여 살리기 위해 행상을 하다가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백발이 성성해진 지금도 그의 눈물샘이고 그리움이다. 40여 년 관인의 이발사로 살아온 그의 화양연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낭만이 깃든 다정한 관인의 골목길은 그렇게 오늘도 변함없이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공간다큐 시즌2는 탤런트 임채무 씨가 내레이터로 참여해 숨은 도시의 매력을 들려준다.

 

순수하고 넉넉하며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곳.

시간이 머무르고 마음도 머무르는 그 곳.

그래서 자꾸만 돌아보고 싶어지는 곳.

 

낭만과 함께 살아가는 관인면 사람들의 이야기.


<공간다큐 만남>의 마흔세 번째 이야기는 116일 저녁 630.

[가을, 낭만에 대하여 포천 관인면] 편에서 만날 수 있다.

 

 

 

 

[포천 관인면 편 연락처]

----------------------------------------------------------------------------------------------------------

#. 관인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 서울회관

=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탄동길 8

= 031-533-1066

 

#. 이북식 만두 : 봄날

=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관인로 33-1 탄동리 651-8

= 031-531-5550

 

#. 옛날식 다방 : 고향다방

=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탄동리 664-12

= 031-533-1055

 

#. 중앙이발관

=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탄동121-1

 

()



목록
인기 프로그램
최신 VOD
인기 V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