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원도의 배목수입니다

▶ 두 번의 터닝포인트, 유학파 우주공학 박사가 배목수가 된 이유

캐나다에서 로봇팔을 연구하던 박사 장목순(52)씨. 그는 인생에 있어 두 번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한번은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결심을 했던 순간이고 또 한 번은 도시에서 강원도 오지산골로 집을 지어 옮긴 일이었다. 전도유명했던 로봇 박사는 강원도 오지산골로 들어와 지금은 카누를 만드는 배목수가 되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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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그는 우연히 접한 ‘카누’에 매료되었다. 연구원에서 우주선의 로봇팔을 연구했지만, 정작 캐나다에서 그를 끌어당긴 것은 로봇팔보다 카누였다. 평소 캠핑을 즐겼던 그는 카누를 좋아하는 지도교수와 의기투합해 주말마다 함께 인근의 호수로 카누여행을 떠났다. 그 여행은 인생의 지침을 돌려놓았다.


캐나다에 정착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딸아이를 한국인으로 키우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런 그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연구소장이라는 직함과 매일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과로. 그는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를 결심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을 산골 오지 학교로 보내고 당시 다니던 직장을 관두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는 강원도로 왔고 배목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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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 가족 같은 다섯 세대가 모여삽니다.

장목순씨가 집을 짓고 정착한 마을은 강원도 고성의 한 마을. 말이 마을이지 가구는 단 다섯가구, 가게도 편의시설도 아무것도 없다.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아내의 여고동창 다섯명이 강원도의 싼 땅을 사서 모두 그곳으로 이사가자고 뜻을 합쳤고 그렇게 장목순씨네도 그 마을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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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은 따로 또 같이 산다. 비탈논을 따라 집이 한 채씩 서 있기 때문에 이웃들은 따로 지내다가도 마을 아이들 중 누군가 진학을 하거나, 상을 받거나 , 좋은 일이 있으면 다 같이 모였다. 따로 살지만 또 가족같이 그렇게 그들은 그들만의 마을을 만들어 갔다.

딸은 시골학교로 보내고 그는 여기서 캐나다에서 매료됐던 카누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은 그에게 인생 제 2막을 여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 카누에서 태양광 배로 –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

카누를 만들던 장목순씨가 요즘 공들여 만들고 있는 것은 태양광 배. 배를 움직일때마다 기름이 많이 들다보니 친환경적인 배를 고민하다 그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태양광 배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혼자서 해내려니 배를 하나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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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그는 의암호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카누를 가르치는 교육사업도 같이 벌이고 있다. 자신이 캐나다에서 느꼈던, 자연과 하나되는 즐거움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강원도에서 자신만의 배를 만들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장목순씨, 그의 삶을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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