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엄마를 부탁해>

경상남도 사천
24살에 시집와 오십년 가까이
시어머니를 모셔온 김영아 씨.

영아 씨의 아침은 시어머니 입맛에 맞는 
정갈한 반찬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식사 후, 반찬을 따로 챙겨 어디론가 향하는데  
집에서 50미터 거리에 떨어진 친정엄마네다.
13년 전, 사정이 생겨 딸에게 왔다가
큰아들까지 죽고 나서 딸 곁에서 살게 된 친정엄마.  

옆에서 챙긴다고는 하지만
눈이 안보이는 친정엄마를 생각하면
항상 안타깝고 애가 타는 영아씨.

며느리 노릇, 딸 노릇으로
정작 자신의 몸은 챙기지 못하는데
그래도 두 엄마의 남은 여생동안
잘 모시고 싶은 마음이다.
영아씨와 두 엄마의 특별한 동행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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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71세 며느리 영아 씨는 24시간이 모자라~

경상남도 사천의 한적한 마을. 
이곳에 홀시어머니의 외아들에게 시집와 50년 가까이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71세 며느리 영아 씨가 있다.

영아 씨의 아침은 시어머니 입맛에 맞는 정갈한 반찬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반찬을 따로 챙겨 쟁반에 담아 어디론가 향하는데,
집에서 50미터 거리에 떨어진 친정엄마의 집이다. 

13년 전, 사정이 생겨 딸네 집에 와서 지내다가
큰아들까지 죽고 나서 아예 딸 옆에 집을 얻어 혼자 생활을 하고 있다.  
원래부터 눈이 좋지 않았던 친정엄마는
자식을 잃은 충격으로 5,6년 전부터 백내장으로 고생하다가
현재 한쪽 눈은 실명하고 다른 한 눈은 흐릿한 움직임만 보이는 정도다. 

눈이 안보이는 친정엄마의 식사를 챙기고
다시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시어머니를 돌보는 영아 씨.
그렇게 바쁜 아침이 지나고
잠시도 쉴 틈 없이 텃밭으로 나와 풀을 정리한다.

가지, 옥수수, 고추 등 집에서 밑반찬으로 해먹는 
채소들을 직접 키운다는데...
4남매나 되는 자식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시어머니와 친정엄마 두 엄마를 모시며
여전히 자식들 생각으로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영아 씨.
영아 씨와 두 엄마의 일상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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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가족의 주 수입원인 홍합가공업

새벽 2시. 영아 씨의 작업장에 불이 밝혀진다.
시집 와서 양계 일이며 쥐포 가공 공장까지 다니며
4남매를 키웠던 영아 씨.

40년 전부터는 제수용으로 판매되는 홍합 가공업을 계속 해 왔다.
홍합을 끼우기 위한 대 쪼개기부터 홍합을 삶아서 끼우고 말리기까지
영아 씨의 손이 안거치는 것이 없는데...

젊을 적부터 홍합 한망이라도 더 하고 싶은 욕심에
새벽부터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직장일과 지역 활동으로 바빴던 남편은 홍합 일에는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 아내의 곁에서 일손을 거들기도 한다.  
휴가를 맞아 친정에 온 둘째딸도 오랜만에 엄마 영아 씨의 일을 도우며
살림살이에 도움 준 홍합이었지만 어릴 때는 지긋지긋했다며
당시의 추억을 꺼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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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달라도 너무 다른 사돈, 가운데서 입장 난처한 며느리이자 딸 영아 씨.

하루에 한 번, 딸의 집을 찾는 친정엄마. 
두 사돈이 마주하면 알 수 없는 어색함이 흐르는데...
서로야 말로는 사돈끼리 사이 나쁠 게 뭐 있냐고 하지만
사사건건 달라도 너무 다른 사돈이다.

자식 복 많아서 편하게 산다는 친정엄마의 말에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시집오면 시어머니 봉양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하는데...
며느리가 지금껏 자신을 모시느라 고생했다는 한마디 해주면 좋으련만
시어머니의 말에 속상한 친정엄마다.

이럴 때마다 가운데서 입장이 난처한 영아 씨.
딸을 생각하는 입장과 며느리를 생각하는 입장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마음 상한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에게 간식을 드리며
두 엄마의 마음을 풀어주는 것은 영아 씨의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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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영아 씨의 두 엄마를 부탁해~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어머니의 삶도 불쌍하다는 영아 씨.
일찍 홀로 되어 남편 그늘 없이 살아온 시어머니 곁에
아들 내외가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자신의 딸이 시집살이를 하면 말리고 싶지만
자신은 시어머니의 남은 생애동안 잘 모시고 싶다는 영아 씨.
친정엄마 또한 자신이 할 수 있을 동안은
곁에서 잘 돌봐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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