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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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마을에 밤이 많아 밤기리또는 뱀길리로도 불렸다는 율길리. 해발고도 400m의 운악산 자락에 위치한 공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으로 밤뿐만 아니라 운악산 포도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올겨울 율길리 포도농장에는 포도가 아닌 명태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포도밭에 빼곡히 들어찬 명태가 찬바람 맞으며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며 맛들어가는 사이, 율길리 사랑방에서는 따끈따끈 익어가는 고구마 냄새가 풍겨 오는데... 운악산 자락 아래, 허연 연기 폴폴 나는 율길리의 사랑방을 찾아가 본다.

 

    



돌과 산이라면 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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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입구, 얇디얇은 너와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돌탑 여섯 개가 가장 먼저 손님들을 맞이한다. 마을에서 돌탑 집으로 불린다는 이 집은 오가는 사람들에게 쉼터 같은 공간. 돌탑 집을 지나쳐 가는 사람은 있어도, 한번 들리면 빈속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없다는데... 달달한 다방 커피부터 직접 끓인 건강 차, 몸에 좋은 마차까지 귀한 음식도 척척 내어주는 인심. 돌과 산 이야기라면 금세 아이처럼 순수한 웃음을 짓는 인심 좋은 돌탑 집의 주인장은 과연 누구일까

    



우리 오자매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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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 추울 때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율길리에 옹기종기 모여 살며 추위를 나는 가족이 있다. 정자, 강자, 순자, 옥자, 은자 저마다 특색있는 이름과 성격으로 율길리의 소문난 다섯 자매. 그리고 5명의 시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올케까지... 그곳에 가면 요즘엔 보기 드문 대가족의 정겨운 북적거림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딸 중에서도 가장 예쁘다는 셋째 딸, 강자 씨와 결혼한 충무로 이발사의 사랑 이야기부터 언니들보다도 철이 먼저 든 점잖은 막내 동생 은자씨의 어린 시절 이야기까지 오남매가 다 같이 만나는 날이면 이야기가 밤새 끊이질 않는다. 끈끈한 피로 뭉쳐진 순자씨네 육남매를 만나 본다.

    



사랑방 할머니와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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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전쟁 때 전부 타버린 집터에 시아버지와 남편과 다시 손수 지은 흙집. 열여덟에 시집와 72년을 그 집에 살아온 율길리 최고령 할머니의 집은 언제나 매일같이 시끌벅적하다. 이웃에 사는 조카가 직접 지어준 사랑마루 덕분이다. 찬바람을 막아주는 비닐포장을 치고, 뜨끈뜨끈 난로에 간단한 살림살이까지 없는 게 없이 다 있어 마을의 사랑방이 된 할머니네 사랑마루. 아들자식들은 도시로 내려오라 성화지만 동네 이웃동생들과 동양화 그림 맞추며 따끈따끈 밤고구마 구워먹으며 지내는 하루하루가 더 즐거워 고향을 떠날 수 없다는 할머니. 할머니네 사랑방에는 오늘도 짝! ! 경쾌한 소리. 화투장 그림 맞추며 호호하하 함께 옥신각식 웃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321일 밤 115, 122회 로드다큐 만남 마지막 이야기,

<산다는 건 좋은 거지> 편이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