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547미터. 안성의 남쪽 경계선을 이루는 서운산.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수림 덕분에 한여름에도 시원한 산행이 가능하고,

높이는 비록 낮지만 산세가 아담하고 부드러워 초행자도 쉬이 오를 수 있다.

서운산을 오르는 일은 정복자의 심정이 아니라,

성스러운 기운 가득한 산과 천천히 이야기 나누며 마주 할 수 있는 여정이다.

작지만 너른 품으로 갖출 건 다 갖춘 서운산 자락.

완만한 산세처럼 오순도순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어진다.

 

 

최고의 보리밥 집, 할매의 손맛은?

서운산 입구인 청룡사 종점에 내리면 아주 허름한 보리밥집을 만난다. 아직도 매주 한번 혼자 장을 보고, 혼자 묵을 척척 쑤어내는 어머니가 있으니 85세 서상열씨. 솜씨 좋은 나물 반찬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겐 푸근한 노모지만, 함께하는 며느리는 40년 시집살이에 대해 속사포로 쏟아놓는다. 애증의 관계 고부간의 소박한 이야기와 며느리를 위한 깜작 선물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하루를 만나본다.

 

 

 

청포도가 익을 무렵

유유자적 해먹 위에서 낮잠을 즐기는 사나이 유병권씨.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가 싶지만 알고 보면 곳곳에서 찾는 이가 많은 오촌리 이장이다. 요즘같이 청포도 익을 무렵이면 더욱 손이 바빠진다. 포도송이들이 제 맛을 뽐내는 시기. 참새 떼에 포도를 지키기 위한 이장만의 작업이 시작되는데...

그 수확한 포도는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포도주. 프랑스 사람이 말하자면 꼬냑이란다. 발효한 포도주를 목살에 콸콸 붓고 만든 바비큐는 오늘의 메인요리. 독특한 포도주 그 향에 취하고, 익살스러운 오촌리 남자들의 수다가 펼쳐진다.

 

 

제42회 <로드다큐 만남>에서 8월 11일 밤 11시

<사랑하기 딱 좋은 서운산>편이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