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그리움은 바다를 넘는다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191.4km,

서해의 최북단 섬이자 서울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섬 백령도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바다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은

사람들에게 그 경계를 넘지 못하게 하지만

이곳 백령도의 바다는 오늘도 거침없이 경계를 넘는다.

 

 

열아홉 살부터 맺어진 인연, 물범

5월, 제철을 맞은 까나리들을 잡느라 정신없는 김진수 선장. 어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부로 살아가는 그에게는 남다른 친구들이 있다. 까나리를 조업하는 그물 사이에서 불쑥 불쑥 등장하는 그것…바로 백령도 물범이다. 두 달 작업으로 일 년을 먹고 살 수 있는 중요한 까나리 철에 그물을 찢어놓는 애물단지이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백령도 앞바다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백령도 하늬바다의 해남 해녀

북녘과 가장 가까운 하늬바다. 이곳에서는 풍성하게 수확되는 자연산 미역을 볼 수 있다. 미역을 따러 바다 속에 들어가는 이들은 70세를 넘긴 고령의 백령도 여인들. 숙련된 솜씨로 차디찬 물속에서도 거뜬하게 미역을 따낸다. 그물과 잠수복 해녀와 비슷한 도구를 챙기지만 해녀라고 불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는데…작업 대부분은 여자들의 몫이지만 눈에 띄는 청일점, 한때 집배원 일을 하던 해남의 사연을 함께 들어본다.

 

 

 

사곶 해안을 달리는 백령도의 시인

백령도에서 북녘 고향을 그리워하는 1.5세대, 시조시인 장형수. 그는 북녘 땅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전쟁 당시 백령도로 피난 온 이주 세대다. 아름다운 백령도 땅에 살면서도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그의 마음에는 어느덧 시심이 싹텄다는데…어느덧 그에게 고향이 되어버린 백령도.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섬의 추억들을 조근조근 안내해준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원하게 사곶 해안을 내달리는 그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그가 백령도에 태극기를 꽂은 이유

백령도 해안가에서 만난 조개 캐는 여인들. 그 중 인천에서 건너와 정착했다는 한 여인을 따라가 만난 남편 임군재씨. 한국전쟁 와중에 고향을 뜬 아버지의 소원대로 이곳에 집을 짓고 산다는데…식구들을 다 못 데리고 나와 평생을 자책하며 살았다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그리며 아들 임군재씨는 백령도를 지키고 살고 있다. 백령도에서나마 아버지의 고향의 숨결을 맡는단다. 본인 사는 동안이나마 집 앞에 태극기를 달 것이라는 그를 만나본다.

 

 

<로드다큐 만남> 아름다운 풍광으로 눈길을 끌지만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섬,

보이지 않는 경계로 그리움을 품고 사는 백령도 사람들을

6월 9일 저녁 11시 10분에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