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모습이 마치 매화꽃 모양 같다 하여 매화리라 불리는 마을.

봄을 알리는 매화꽃이 지고, 볕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면 매화리에는

새하얀 소금꽃이 피기 시작한다.

점차 사라져가는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옛방식 그대로 소금을 채취하는 매화리.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금꽃처럼 반짝거리는 인생살이가 궁금하다.

 

 

소금꽃 피는 매화리

서신면 매화리는 제부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소금꽃 피는 마을이다. 바다가 하얀 소금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염부들은 소금보다 더 짜디짠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한다.

매화리의 공생염전 염부 이연복(59)씨가 아버지로부터 대를 이어 소금을 거둔지도 30여년. 모두 함께 일궈서 함께 나누며 살자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는 공생염전에는 이제 과거의 활기와 북적거림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곳에서 땀방울을 흘리는 염부들에 의해 최고의 소금이 수확되는 염전으로서의 명맥을 잇고 있다.

수북이 쌓인 소금 수레 너머 반짝이는 소금 결정을 퍼내는 염부의 땀만큼이나 착실하게 수확되고 있는 매화리의 소금.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작업은 뼈가 녹을 만큼 고된 작업이지만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정직한 일이기에 염부들은 오늘도 겸손하고도 숭고한 노동을 시작한다. 햇빛과 바람과 바다, 그리고 염부들의 땀방울 없이는 얻을 수 없는 것이 소금이기에 자부심도 대단한 매화리 염부들. 매화리에 소금 꽃 필 무렵, 소금 알갱이가 반짝거리는 공생염전으로 지금 떠나볼까?

 

 

포도밭 그 사나이와 나물 캐는 여인

소금이 빠진 음식의 맛이란 과연 어떨까. 제대로 된 맛을 내려면 어떤 음식에든 꼭 소금이 빠질 수 없는 것처럼 우리네 삶에 간간한 소금을 쳐가며 맛있게 살아가는 사람들. 매화리에 가면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낡고 소박한 집에서 욕심내지 않으며 자연 그대로의 질서에 따라 작은 포도밭을 일구며 사는 홍사철(67세), 신옥자씨(67세) 부부. 두 사람의 포도밭에서는 언제나 노래가 끊이질 않고, 그 가락에 맞추는 춤사위 또한 멈추질 않는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지낸 후 퇴직한 홍사철씨가 바다와 산과 숲이 좋아 매화리에서 새롭게 둥지를 튼 지도 5년 남짓.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하며 살아온 덕인지 동심과 순수함을 아직도 간직한 홍사철씨와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과 소녀감성을 지닌 그의 아내 신옥자씨가 일궈가는 일상은 수채화처럼 담백하면서도 맛깔나다. 풍금소리에 함께 입을 맞추고, 장구와 꽹과리로 흥을 돋우며 쌓아두지 않으면서도 넉넉하고, 욕심내지 않으면서도 부족한 것이 없는 일상을 일궈가는 부부. 친구처럼 알콩달콩 살아가는 부부의 천진한 삶을 만나본다.

 

 

 

소금 꽃처럼 뽀얀 우유가 있는 그 곳

도시로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 틈에서도 매화리에 4대째 자리를 잡고 희망을 일궈가는 박내진(44세)씨. 젖소들 우유 짜내랴, 소들 사료 먹이랴, 논에 나가 모내기 하랴 하루하루가 쉴새 없이 바쁘기만 한 요즘이지만 그래도 그는 동네 어른들이 부르면 주저 않고 손을 보태고 일을 도우며 매화리 막내로서의 일을 톡톡히 해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향을 지키며 목장과 농사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과 걱정이 컸지만 지금은 이곳을 떠나서는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즐겁고 행복하다는 박내진씨. 늦둥이 막내아들 호열이에게 장차 자신의 인생을 물려주고 싶을 만큼 이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도 크기만 한데…. 가족의 애정이 깃들어 있는 목장에서 매화리의 정취를 느껴보자.

 

 

 

소금 꽃 필 무렵,

소금꽃처럼 반짝이는 초여름의 매화리는 오는 6월 2일 월요일 밤 11시

<로드다큐 만남>에서 당신과의 만남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