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매일 새벽 4시, 특별한 산행을 하는 부부가 있다.
아내보다 한 걸음 앞서 걷는 김대한(64) 씨와
남편 뒤에서 재롱을 떨며 따라가는 심화섭(64) 씨가 그 주인공.

 

부부가 1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에 오른 지 어느덧 22년째.
그런데 부부가 한걸음 내딛기도 힘든 새벽에 굳이 산을 타는 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데….
그들의 새벽 등산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부부는 시각장애인이다. 대한 씨는 29살에 짐을 나르다 눈을 다치면서 장애가 생겼고, 화섭 씨는 5살 때 열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렇기에 부부에게 인적 드문 새벽 산길은 감각을 집중할 수 있어 더 안전한 곳이다. 지저귀는 새들을 따라하고 노래를 지어 부르며 산에 오르는 부부. 연신 하하호호 웃으며 등산을 한다.

 

어린 나이에 시력을 잃은 아내 화섭 씨는 모든 감각이 예민한 편. 화섭 씨는 집에서 앞이 보이는 것처럼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살림 고수이다. 청소, 요리는 물론 장까지 손수 담을 정도. 10년 전부터 당뇨를 앓고 있는 남편을 위해 자연식 위주의 건강 식단을 차려내고, 옥상과 집 앞 화단에 당뇨에 좋다는 명월초를 키워 밥상에 내놓는 내조 9단이다.
아내의 내조는 살림에 그치지 않는다. 중도 장애를 갖게 돼 방황하던 대한 씨는
아내를 만나 대전에서 솜씨 좋기로 유명한 안마사가 되었다.

 

아내의 고마움을 남편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항상 아내보다 산을 한 걸음 먼저 오르는 것.
체구가 작고 가녀린 아내를 보호하려는 마음이다. 그러나 남편이라고 산이 위험하지 않을 리 없다. 열린 맨홀에 빠지고, 넘어져 다치기도 여러 번.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발 앞서 위험을 막아주는 일. 이것이 남편이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표현인 것이다.

 

결혼 25년 차 부부라 믿기지 않을 만큼 알콩달콩한 부부애를 자랑하는
남편 대한 씨와 아내 화섭 씨. 둘이라서 행복하다는 부부의 사랑을
5월 27일 (화) 밤 11시 15분 OBS <멜로다큐 가족>에서 만난다.